<역자 서문>
이 책 ‘치료효과의 검정’(원제목 Testing Treatment)은 의료에서 행하여 지는 치료방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의사나 환자들은 자신이 시행하는 처치나 약물 등의 치료 방법이 효과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시행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 도 많다. 의학의 역사에는 수많은 치료방법이 개발되어 시행하여 왔지만 정작 그 효과는 없는 것으로 밝혀져서 우리 곁에서 사라진 경우가 많다. 이 책 에서 예를 든 항암제를 포함한 암 치료제, 유방암 수술방법, 매독치료법, 통증치료제 등 너무도 많은 방법이 역사 속에 등장하였다가 사라져 왔다. 실은 지금 의료현장에서 투여되고 있는 약물의 상당수도 객관적인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의사들이 적지 않다.
질병의 경과에 대하여 판단하고, 치료방법이 그것을 개선시켰는지를 검증 하는 것은 의사의 직관이나 임상현장의 관찰만으로는 알기가 쉽지 않다. 상 당수 질병은 오랜 기간에 걸쳐서 악화와 개선을 반복하는데 우리는 그 기전 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약을 투여하거나 수술을 해서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다고 믿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어차피 가야 할 경과를 밟은 것일 수가 있다. 질병을 조기 진단하여 치료한 후에 생명을 구하였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그냥 질병을 빨리 발견한 것에 불과할 뿐 질병의 진 행을 막지는 못하고 괜한 치료만 한 것일 수도 있다.
또 치료는 방법에는 그 에 따르는 부작용도 있고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저널 에 실린 객관적인 논문으로 효능이 입증되었어도 효과 없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치료효과의 검정’이라는 것은 의학의 중심과제이다. 이는 의학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물음이며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은 이에 관한 답을 하는 학문이다.
이 책에는 근거중심의학의 대가들이 주요내용을 알기 쉽고 실제 임상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정리한 내용이 담겨있다. 자칫 방법론적인 면에만 치중하지 않고 실례를 풍부하게 들면서 의사의 관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정작 의사들은 자신이 행하는 치료방법의 평가라는 분야에서 적절한 훈련을 못 받은 경우가 많이 본다. 의과대학, 수련과정에서 논문을 읽기도 하고 선배들로부터 듣고 배우지만, 단편적인 지식으로 의료를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 경우이다. 이 책을 읽어본다 면 의사들은 새로운 지식에 관하여 눈을 뜨게 될 것이다. 의사만이 아니고 일반인들도 관심이 갈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집필하신 Iain Chalmers 선생님은 근거중심의학 학문을 선구 적으로 개척하신 분이며 코크란센터 설립을 주도하신 분이다. 의료서비스 효 과의 객관적 평가를 위하여 노력하셨고 아직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Paul Glaszhou 등 공저자들도 이 분야의 업적을 쌓고 활발히 활동하시는 저명한 분들이다. 또한, 이 책의 취지에 공감한 여러 나라의 학자들이 번역에 참여 하 여 현재 세계 14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었다(아랍, 중국, 독일, 카탈로니아, 미 국, 스페인, 바스크, 프랑스,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웨덴, 터키). 번역에 동참하신 많은 분들은 코크란과 연결되어 있다. 이런 사 항은 여러 나라에서도 공동 운영하는 testing tratment interactive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코크란과 관련이 있다. 코크란(http://www.cochrane.org)은 의료서비스의 효과적 검증을 하고 근거중심의료를 전 세계에 확산시키기 위한 기구이다.
코크란의 목적은 보건의료의 근거를 종합하는 체계적 문헌고찰 (Systematic Review)을 수행하고 보급하는 것인데 이는 의료서비스의 효 과를 공정하게 검증하여 근거중심 의료를 확산하는 것이 사명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43개국에 코크란 센터 및 지부가 설립되어 있고 코크란 라이브러리 등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에 고려대학 교 의과대학에 코크란 한국지부가 설치되어 체계적 문헌고찰과 근거중심의학 에 관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필자는 근거중심의학을 연구하고, 코크란 관련 활동을 하면서, 의학 연구 를 바라보고 논문을 평가할 것인지, 또 의술에 대하여 공정한 평가를 시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깨닫곤 하였다.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이 세계적이라고 하고 병원의 외형은 일정 수준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치료방법의 객관적 효과에 대하여서는 비판 없이 행하여지는 경우가 많다.
건강을 향상 시킨다는 본래의 목적보다 의료산업이나 금전적 수익 등에만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았다.
과학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의학의 사정이 그럴진대 건강식 품이나 한약재에서 더욱 문제가 클 것이란 점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근거중심의학에 종사하고 코크란 활동을 해오던 우리에게 이 책의 번역은 오래된 숙제였다. 이 책의 1판이 출간된 이래 국내에 소개하고 교육에 사용 하여야겠다는 생각을 하여 왔다.
특히 이 책의 번역에 힘을 기울어주신 공동번역자인 이희원 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을 읽어본다면 대부분의 의사 들은 의학에 관하여 지금껏 가졌던 지식에 대하여 더 풍부한 시각과 지식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안형식ㆍ김현정
<목차>
저자 소개
역자 소개
코크란 소개
서문
초판 서문
머리말
역자 서문
서론
1. 새로운 치료방법이면 더 좋을까?
2. 나타나지 않는 기대효과
3. 많이 할수록 좋을까?
4. 빠르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5. 치료방법의 효과와 관련된 불확실성의 문제
6. 치료방법의 공정한 검증
7. 우연의 작용을 고려하기
8. 신뢰성 있는 모든 관련 근거들을 평가
9. 치료방법들의 검증에 대한 규제가 도움이 될까 아니면 방해?
10. 임상연구 – 유익한 연구, 나쁘거나 불필요한 연구
11. 모두가 함께하는 올바른 임상연구
12. 이제 우리가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13. 올바른 임상연구를 위하여: 미래를 위한 청사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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