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서문
‘소아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Children are not small adults)’
학생시절 소아과를 돌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말인데, 의사생활을 하면서 몸으로 다시 깨닫는 좋은 격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소아의 피부질환은 정말 어른의 피부질환이 작은 어른에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매일매일 느끼게 됩니다. 어른과는 질환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같은 질환이라 하더라도 그 경과나 예후가 같지 않습니다. 설사 어른과 같은 경과를 보인다 하더라도 치료법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어른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환아도 돌봐야 하지만 같이 온 진짜 어른의 마음도 챙기고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일본 의사 세 분(사사키 리카코, 히노 하루코, 바바 나오코)이 쓰신 『자주 보는 어린이 피부질환(よくみる子どもの皮膚疾患)’은 작은 어른이 아닌 어린이의 피부질환에 대한 적절한 지침서라고 생각됩니다. ‘진료의 포인트 및 보호자에 대한 조언’이라는 원저의 부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저자들의 임상경험에서 우러나온, 더도 덜도 말고 진료에 꼭 필요한 핵심 포인트만을 전달하면서도, 치료의 가장 큰 동맹군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장 큰 장벽일 수도 있는 보호자들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문가다운 조언법까지도 전해주고 있습니다.
자주 보는 어린이의 피부질환을 배우고 익히는 데 왕도는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자주 보게 되는데 이것은 무슨 병일까?’라는 원초적인 의문에서 시작해서 ‘무슨 병인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그리고 보호자에게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인 질문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남들이 정리해 놓은 사실들이 나만의 산지식으로 바뀔 것입니다. 어린이의 피부질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면 이 책 속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보십시오. 그리고 그 해답이 내 앞에 앉은 꼬마 환자의 피부에 과연 도움이 되는지 눈으로 확인하십시오. 부족하나마 이 책이 길라잡이로서 곁에 두고 자주 보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1년 1월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 이 갑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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