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여성과 남성에서 심혈관질환의 병태생리와 임상양상은 많은 부분에서 서로 비슷하다. 대부분의 심혈관질환에서 치료전략 또한 성별에 따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수정되는 순간부터 남성과 여성은 염색체가 다르고 이러한 차이는 남녀의 성호르몬의 차이를 초래하며, 이어서 호르몬과 심혈관계의 상호 관련이 서로 다르게 되어 심혈관질환의 병태생리, 임상상 및 예후가 다르게 된다. 게다가 남녀 간의 행동 패턴도 문화적인 환경에 의하여 다르고, 기호품에 대한 호불호와 습관이 서로 다르다. 또한 지역에 따라 남녀 간의 사회행동학적 차이도 있다(예를 들면 성별에 따른 음주, 흡연, 운동 습관 차이 또는 동양과 서양의 차이). 따라서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이 주요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 심혈관질환에서 그 발생양상과 임상상은 타 장기의 질환보다 남녀 차이가 더욱 크다. 남녀 간의 차이를 설명할 때 순수한 생물학적 의미의 차이는 ‘sex’, 사회학적 성 역할의 의미가 포함된 경우 차이를 설명할 때는 ‘gender’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이 병인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고혈압, 관상동맥병, 심부전 또는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은 ‘gender’의 의미가 중요할 수 있고, 분만전후심근병증 같이 임신이나 출산 관련하여 생물학적으로 여성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은 ‘sex’의 의미가 더 중요한 요인일 수 있으나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심혈관질환에서 남녀 차이는 비교적 최근에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까지도 임상연구와 기초연구를 수행할 때 성별에 따라 데이터를 분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심혈관질환의 발병기전에 성호르몬이 일정한 역할을 하며 임상적인 발현양상과 약물의 치료효과에 대한 차이가 밝혀지게 되고 이에 대한 역학적 데이터가 부족한 점이 인식되면서, 2011년 유럽심장학회는 여성심장병의 특징과 치료효과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는 내용의 red alert를 발행하였다. 그러나 국내의 성별에 따른 심혈관질환의 차이에 대한 인식과 현 상태에 대한 파악이 부족하고, 남녀 간 심혈관질환의 임상양상의 차이나 치료효과, 예후 등에 대한 연구는 극히 미비하다. 심지어 의대 교육과정에도 이러한 내용을 담은 커리큘럼이 준비되어 있는 의과대학도 많지 않아 의료진에게도 여성 심혈관질환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면에서 여성심장질환연구회에서 여성 심혈관질환에 대한 책을 발간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책을 통하여 심혈관질환에 대한 남녀 간 차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국민 건강 항진에 이바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2020년 12월
여성심장질환연구회 초대회장 심 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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