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서문
내가 프란스 보쉬를 처음 만났던 곳은 2016년 미국 플로리다 탬파라는 도시였다. 나는 아직도 그의 첫 강의를 잊을 수가 없다. 나는 내 스스로가 어느 정도 운동과학 및 트레이닝과 관련된 지식습득은 갖추고 있다고 평소 생각하고 있었으나, 사실 교육코스 내내 거의 50%이상은 생소한 단어와 내용으로 알아듣지도, 이해하지도 못하였다. 실기 또한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완전 처음 해보는 동작들로 구성되어 나로서는 총체적 난국처럼 느껴졌던 교육코스였다.
그로부터 2년 뒤 2018년에는 ‘스트렝스 트레이닝 코디네이션’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책을 번역하고, 다시 미국에서 열렸던 그의 교육코스에 참여하여 번역서를 그에게 전달하였을 때, 그가 정말 깜짝놀랬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다시 그 이듬해인 2019년, 나는 그를 포함하여 그의 수제자인 폴 배너, 리 예거, 존 프라이어와 함께 하나의 교육 코스를 위해 4명의 STC 마스터 트레이너들이 참여한 최초의 교육코스(STC 마스터 코스)를 한국에서(창원 NC 다이노스 파크) 개최하였다. 나는 당시의 교육생 약 100여명과 함께 찍은 그때의 사진을 볼 때 마다 한 번씩 감격에 젖곤 한다.
작년(2020년)부터 이미 미국, 유럽에 출간된 그의 두 번째 STC(Strength Training Coordination) 시리즈라 할 수 있는 ‘Anatomy of Agility’책을 번역하기 시작했으며, 무려 1년여 만에 이렇게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수많은 번역 서적에 역자로 참여하였지만, 이번만큼 힘든 여정은 없었다. 이 책을 번역하는 도중(코로나 팬데믹 시절) 나는 부산외국어대학교에 스포츠재활학과 전임교수가 되었으며, 5편의 SCI 논문을 써서 발표도 하였으며, 내가 소속된 야구팀(NC 다이노스)은 창단 최초로 정규리그 우승 및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하는 기쁨도 맛보았다. 그래서 사실 이들보다 뒷전이 되었던 이 책은 나에게 가장 큰 숙제가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통합적 기반의 ‘복합적 생체시스템(Complex Biological System)’에 근거한 ‘제약 주도 접근법(Constraints-Led Approach)’의 이해와 그에 따른 움직임 분석기법 및 그 해석에 관한 책이다. 다소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간단히 소개하면 움직임의 과학적 분석방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특히 프란스 보쉬는 1장에서 니콜라이 번스타인(Nikolai Bernstein)이 출간했던 ‘Dexterity(기민함)’라는 책의 제목을 그대로 인용하여 운동조절(motor control)의 현대적 개념의 선구자인 번스타인의 이론에 입각한 그의 관점에서의 인간의 움직임 분석을 묘사하였으며, 2장에서부터는 그의 방식대로, 아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보쉬만의 방식대로’ 완전히 설득력을 갖춘 과학적 기반의 움직임 분석방법을 이 책에 기술하고 있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의 분석방법은 가히 ‘예술(art)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독창적이고, 기발하며, 또한 그 속에 완벽한 과학적 근거가 기저에 깔려있다. 트레이닝(훈련)은 온전한 평가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그의 평가 방법은 또 다른 트레이닝 방법론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한국에 가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STC 트레이닝은 이제 이 책을 통해 스포츠 현장 및 트레이닝 현장에서 더욱 의미 있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사람들은 프란스 보쉬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라는 의문을 한 번씩 달곤 한다. 그렇다. 어떤 한 사람이 주장하는 컨셉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분명 그의 지적 수준과 그 배경을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2020년 나는 미국 LA 다저스 야구팀 스프링 캠프에 초청되어 필드에서 활동하는 그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2020년 다저스는 32년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하였다), 또한 내가 참여한 그가 진행했던 수많은 교육현장을 보면서, 또한 내가 번역한 그의 저서를 보면서, 나는 그 의문 부호를 느낌표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나도 한국에서 처음으로 NC 다이노스라는 야구팀에서 트레이너로 활동하였고, 그와 같은 2020년에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경험도 하였기에 나에게 그는 하나의 의심도 없는 느낌표이지 않을까? 나만이 그를 리더라 부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스포츠 리더들이 그를 ‘리더(leader)’라도 부르고 있으니 말이다.
특별히 이 책의 공동역자로서 번역에 함께 동참해준 인하대학교 장은욱 교수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미국에서 학위과정을 하였으며, 또한 트레이너 경력을 갖추고, 현장을 잘 알고 있기에 보쉬만이 구사하는 다소 생소한 표현들을 번역에 잘 묘사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교정 및 감수역할을 자처해 주셨다. 또한 현대글로비스의 정연창 코치는 이미 ‘스트렝스 트레이닝과 코디네이션’ 책에서도 함께 작업을 하였기에 이번에도 디테일한 용어정리는 물론, 현장 전문가들(트레이너 및 코치)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들로 번역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어 너무 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이들이 함께해주어 이 책이 완성될 수 있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그리고 많은 번역작업을 함께 하며, 항상 내 옆에서 8년째 나를 지켜주고 있는 임병권 교수에게도 큰 감사를 드린다. 내가 늘 급할 때만 부르고 찾아서 병권아, 미안하다.
벌써 10년째 나에게 수어편의 좋은 책의 번역을 맡겨주고 계신 도서출판 한미의학 이광재 대표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렇게 늦게 작업이 진행되어도 묵묵히(?) 기다려주시고, 또한 많은 좋은 책을 한국에 출간해 주시어 우리 분야에 좋은 영향력을 주시고 계셔서 늘 든든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또한 편집에 노고가 많으셨던 오인택 선생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나를 복합적 생체시스템과 제약 주도 접근법에 기반한 스트렝스 트레이닝과 코디네이션(STC)을 알려준 나의 멘토, 프란스 보쉬 선생님에게 제일 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는 나의 스승이면서도 내가 한 단계의 성장이 아닌, 열 단계의 성장을 한 번에 시켜준 내가 항상 바라보고픈 큰 ‘산’과 같은 분이다. 이번에도 이 책을 번역하면서 나는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한국의 수많은 트레이너들, 코치들, 스포츠 현장가들, 또한 운동이라는 인간에게 필수적인 요소를 전달해주고 있는 많은 지도자들에게 이 책은 분명 좋은 ‘가이드 맵(Guide Map)’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역자의 서문을 줄이고자 한다.
2021년 10월 바람이 좋은 저녁, 우리학교(부산외국어대학교) 나의 연구실에서...
역자 대표 박일봉 교수
- 목차 -
Part 1 이론 Theory 1
CHAPTER 1 기민함 Dexterity 3
1.1 신체와 환경 3
1.2 기민함과 신체-내인적 움직임 6
1.3 기민함과 환경-움직임의 내재적 본성 12
1.4 신체 내재적과 환경 내재적 움직임 간의 상호 작용 16
1.5 요약 23
CHAPTER 2 민첩성 Agility 25
2.1 서론 25
2.2 제약-주도 접근 27
2.3 민첩성과 제약 33
2.4 유기체의 민첩성에 가해지는 한계들 34
2.5 민첩성에서 과제와 환경에서의 제한 66
2.6 요약 69
CHAPTER 3 민첩성 제어 Control of agility 73
3.1 서론 73
3.2 특이성에 대한 다양한 관점 75
3.3 민첩성에 대한 인지 및 자기조직화 영향 91
3.4 요약 105
Part 2 실습 Practice 107
CHAPTER 4 민첩성에서의 자기조직화 Self-organization in agility 109
4.1 서론 109
4.2 어트랙터 찾기 위한 규칙 112
4.3 달리기에서 좋은 어트랙터 및 나쁜 어트랙터 123
4.4 요약 130
CHAPTER 5 민첩성 어트랙터 Attractors in agility 133
5.1 소개 133
5.2 작은 것에서 큰것으로의 자기 안정화 138
5.3 요약 212
CHAPTER 6 움직임 분석 Analysis of movement 221
6.1 서론 221
6.2 관찰과 분석 222
6.3 접근 224
6.4 사진 시리즈 226
6.5 요약 293
CHAPTER 7 움직임 학습과 민첩성의 맥락 Motor learning and the context of agility 295
7.1 서론 295
7.2 강력한 학습 환경의 요소 296
7.3 요약 311
용어 정리집 List of terms 313
참고문헌 References 323
찾아보기 Index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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