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은 인간이나 포유류뿐만 아니라, 단세포 생물 및 식물에도 존재하는 생명체의 지극히 일반적인 생명 현상으로 우리는 인생의 1/3을 잠을 자면서 보냅니다. 전 세계적으로 성인의 약 1/3 정도는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이며, 약 1/4 정도에서는 습관적인 코골이와 무호흡을 경험하고, 약 10% 정도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만성적인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만성적인 수면장애는 심혈관계질환, 대사증후군 및 사망의 위험과 관계가 있으며, 우울증, 자살사고 등 정신질환의 발생도 증가시킵니다. 수면부족이나 수면장애는 비단 개인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수면 문제는 졸음운전을 초래할 수 있으며, 졸음운전은 일반 교통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2배 이상 높아, 음주운전에 버금가게 위험한 것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일본의 신칸센 열차사고, 체르노빌 원전사고 등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대형사고들이 수면장애와 연관되어 있음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수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수면장애에 대한 임상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수면의학의 역사는 타 의학분야에 비해서 짧지만 20여 년이나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 된 수면의학 교과서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체계적인 서적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뜻 있는 수면의학자들이 모여, 수면의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교육과정의 임상의사들(전공의 및 전임의)과 현장에서 수면문제를 호소하는 환자들을 많이 접하는 임상의사들에게 도움을 줄 목적으로 이 책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론보다는 증례를 위주로 내용을 구성하였습니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39개의 증례를 바탕으로 진단과 감별진단을 하고, 치료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술하였습니다. 수면장애 국제분류에 포함된 질환 중에서 임상에서 흔히 접하는 증례를 위주로 국제분류 순서에 따라 집필하였으며, 증례를 풀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기본 지식을 익히는 것은 물론이고, 최신 지견도 접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아울러, 기본적인 수면 생리와 진단 기법을 총론에 실어서 증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풍부한 도해, 다양한 소견들을 정리한 표, 그리고 진단 및 감별진단 과정의 흐름을 가급적 많이 넣어서 실제 임상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편집하여, 의과대학생이 참고를 하여도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의학용어는 원어를 병기하면서 대한신경과학회 의학용어집 최신판과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집 5.1판을 기준으로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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